디스크 수술을 받았는데 통증이 그대로입니다
목차
수술을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길었던 만큼, 수술 후에도 통증이 남으면 당혹감이 큽니다. "수술이 잘못된 건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수술 후 통증이 남는 것은 드물지 않고, 대개는 수술이 잘못돼서가 아닙니다. 수술은 신경을 누르던 구조를 제거하는 치료입니다. 압박이 풀려도 통증을 만들어내는 다른 기전이 남아 있으면 증상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통증이 남았는가입니다. 이 구분이 다음 판단을 가릅니다.
수술은 무엇을 해결하고 무엇을 남기나요
수술은 밀려 나온 추간판이나 좁아진 구조를 물리적으로 제거해 신경이 지날 공간을 확보합니다. 그래서 압박에서 직접 오는 다리 저림과 파행은 호전이 뚜렷한 편입니다.
다만 다음은 수술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 수술 부위 주변에 새로 생기는 섬유화와 유착
- 오래된 통증으로 예민해진 신경계의 상태
- 수술 분절을 대신해 부담을 지게 된 위아래 분절
- 수술 전부터 쌓여 있던 자세와 근육의 패턴
- 애초에 증상의 출처가 다른 곳이었던 경우
이 중 어느 것이 남아 있느냐에 따라 접근이 달라집니다.
시기에 따라 의미가 다릅니다
| 시기 | 통증이 남는 의미 |
|---|---|
| 수술 직후~6주 | 수술 자체의 회복 과정. 절개 부위와 주변 조직의 반응 |
| 6주~3개월 | 신경 부종이 가라앉는 기간. 저림이 서서히 줄어드는 경우가 많음 |
| 3개월 이후 | 회복 과정만으로 설명되지 않음. 원인 재검토가 필요한 구간 |
특히 수술 전 다리 저림이 오래되었던 분은 신경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립니다. 압박이 풀려도 손상된 신경 섬유가 회복되는 데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3개월까지는 경과를 보는 구간으로 여기되, 그 이후에도 변화가 없다면 다른 요인을 찾아야 합니다.
통증의 양상으로 구분해보기
| 양상 | 시사하는 것 |
|---|---|
| 수술 전과 같은 다리, 같은 분포로 저림 | 압박이 남았거나 재발, 또는 신경 회복 지연 |
| 수술 전과 다른 다리나 다른 분포 | 인접 분절 문제 또는 다른 원인 |
| 다리보다 허리 통증이 주가 됨 | 분절 불안정, 근육·자세 패턴 |
| 자세와 무관하게 계속 화끈거림 | 신경병증성 통증, 중추 감작 |
| 수술 후 한동안 좋았다가 다시 | 재발 또는 유착 진행 |
마지막 항목이 특히 의미가 있습니다. 수술 직후 확실히 좋아졌다가 몇 달 뒤 다시 나빠진다면, 수술이 제대로 됐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는 신호입니다.
유착이라는 문제
수술 후 통증에서 자주 거론되는 것이 신경 주위 섬유화입니다.
수술 부위가 아무는 과정에서 흉터 조직이 생기는데, 이것이 신경 주위를 감싸면 신경이 움직일 여유가 줄어듭니다. 신경은 걷거나 자세를 바꿀 때 몇 밀리미터씩 미끄러지듯 움직여야 하는데, 유착되면 그 움직임에서 자극이 생깁니다.
영상에서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이 문제를 어렵게 만듭니다. MRI에서 "수술은 잘 됐다"는 말을 들었는데 증상은 남아 있는 상황이 여기서 나옵니다.
지체 없이 확인이 필요한 신호
회복 과정과는 성격이 다른 신호입니다.
- 근력이 수술 전보다, 또는 수술 직후보다 나빠짐
- 대소변 조절에 문제가 생김
- 회음부와 항문 주변 감각이 둔해짐
- 수술 부위가 붓고 열이 나며 진물이 나옴
- 발열이 동반됨
마지막 두 가지는 감염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앞의 세 가지는 신경 손상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이며, 재수술 판단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확인하게 되나요
수술 전 증상과 지금 증상이 같은가. 이것이 출발점입니다. 같다면 압박 문제가 남았을 가능성을, 다르다면 다른 원인을 먼저 봅니다.
언제부터 다시 나빠졌는가. 한 번도 좋아진 적이 없는지, 좋았다가 나빠졌는지에 따라 해석이 갈립니다.
근력과 감각이 유지되는가. 통증과 별개로 기능이 어떤지를 봅니다.
영상에서 재발이나 인접 분절 변화가 있는가. 다만 영상 소견과 증상이 불일치하는 경우가 흔해, 이학적 검사와 함께 해석합니다.
→ 영상과 증상의 불일치에 대해서는 허리디스크 총론에서 다룹니다.
보존적 접근은 어디에 개입하나요
이미 생긴 흉터 조직을 없애는 치료는 없습니다. 개입하는 지점은 유착된 조직 주위의 염증 반응과 신경이 움직일 수 있는 여유입니다.
| 치료 | 겨냥하는 지점 |
|---|---|
| 한약 | 염증 매개물질 반응과 미세순환, 전신 회복 |
| 침 치료 | 통증 신호 전달 조절, 국소 혈류 |
| 약침 | 신경 주위 유착 부위의 염증 반응 |
| 추나 | 인접 분절의 부담 분산, 자세 패턴 조정 |
여기에 신경 가동 운동이 더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경이 움직일 여유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인데, 방식이 맞지 않으면 자극이 될 수 있어 상태 확인이 먼저입니다.
수술 후 통증은 오래된 경우가 많아, 신경계가 예민해진 상태까지 함께 보게 됩니다. 이 부분은 시간이 걸리는 영역입니다.
호전되고 있는지는 무엇으로 판단하나요
수술 후 통증에서는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여러 요인이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더 현실적인 지표는 이렇습니다.
- 통증 없이 앉아 있을 수 있는 시간
- 쉬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거리
- 저림이 뻗치는 범위
- 진통제를 찾는 빈도
- 통증 때문에 못 하던 일 중 다시 하게 된 것
마지막 항목이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합니다. 통증 점수가 같아도 생활 범위가 넓어졌다면 방향이 맞는 것입니다.
→ 판단 기간에 대해서는 비수술 치료는 얼마나 해봐야 판단할 수 있나요?에서 다룹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재수술을 하면 좋아지나요?
A. 재발이나 인접 분절 문제처럼 구조적 원인이 명확한 경우에는 고려됩니다. 다만 유착이나 중추 감작이 주된 요인이라면 재수술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어, 원인을 가리는 것이 먼저입니다.
Q. 수술한 지 오래됐는데 지금 치료해도 되나요?
A. 시간이 지났다고 개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오래될수록 여러 요인이 겹쳐 있어, 무엇부터 다룰지 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Q. 수술 후에 한방 치료를 받아도 되나요?
A. 수술 부위와 회복 상태를 확인한 뒤 시기와 방식을 정합니다. 수술 기록과 영상 자료를 가져오시면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Q. 수술을 안 했으면 더 나았을까요?
A. 되돌아보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수술 당시 근력 저하나 배뇨장애가 있었다면 필요한 결정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남은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가 실질적인 과제입니다.
정리
- 수술 후 통증은 드물지 않으며, 수술 실패를 뜻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 3개월까지는 회복 과정으로 보고, 그 이후에도 변화가 없으면 재검토합니다
- 수술 전과 같은 통증인지 다른 통증인지가 중요한 단서입니다
- 유착은 영상에서 잘 보이지 않아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 판단 기준은 통증 강도보다 생활 범위의 변화입니다
최주영 · 한의학 박사 / 침구과 전문의
전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교수
다온한의원 원장 (경기 고양시)
이 글은 질환에 대한 일반적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수술 후 경과는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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